경제 지원을 미끼로 한 전방위 ‘일대일로’ 전략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각국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산하 조직 네트워크인 ‘중국학생학자연합회’(CSSA) 및 댓글 부대인 우마오당(五毛黨) 등을 통해 현지 파룬궁 수련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보고서에 파룬궁을 언급한 곳은 모두 79곳이다. 파룬따파(法輪大法)라고도 하는 파룬궁(法輪功)은 ‘진선인(真·善·忍)’을 원칙으로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중국에서 1999년부터 중국공산당의 탄압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각국 주요 언론에 돈을 주고 미리 작성한 파룬궁 비방 기사를 게재하게 한다. 제3자가 파룬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하게 함으로써 탄압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한 브로커는 2020년 4월 엉터리 스페인어로 작성한 파룬궁 반대 기사를 싣기 위해 아르헨티나 언론사에 각각 2만 페소(약 24만 원)를 제공했다. 요구에 응한 언론사는 엘 크로니스타 코머셜(El Cronista Comercial), 디아리오 파풀러(Diario Popular) 및 온라인 플랫폼 인포배(Infobae) 등이다. 이 기사는 파룬궁에 대한 다량의 허위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 언론에서 파룬궁의 명성을 훼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사건은 브로커의 제안을 받은 한 편집자가 양심선언을 하면서 알려졌고 큰 논란을 야기했다. 일부 캐나다 정부 관료는 파룬궁 수련인을 사칭한 발신자가 보낸 이메일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일부 IP주소는 중국이었으며 모욕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노예로 전락해 스스로 굴복한 ‘캠퍼스’
중국공산당의 또 다른 지렛대는 공자학원이다. 시드니대 살바토르 바본스(Salvatore Babones) 교수는 공자학원의 영향력이 선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학 행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해외 대학에 건물을 무상으로 지어주거나 수익성이 좋은 어학센터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많은 대학에서 제안을 거절하기가 어렵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중국공산당에 의존하게 되고, 점차 주종 관계로 바뀐다. 학내에서 티베트와 대만 등에 관련된 일부 연구 프로젝트를 제한하거나 초빙할 교수나 연사가 만약 파룬궁 수련인이라면 취소하는 등이다. 이 모든 것이 대학의 자체 검열에 의해 이뤄진다.
많은 중국 유학생은 ‘중국학생학자연합회(CSSA)’의 압박을 받고 있다. CSSA는 이들에게 특정한 일을 주문하거나 특정한 일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예를 들어 한 오타와 대학교 학생은 CSSA로부터 위협적인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에는 “다른 학생들의 증언과 CSSA 관계자의 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여전히 파룬궁 수련인이다.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캘거리 대학교에서는 일부 CSSA 회원들이 공안국 요원이라고 주장하는 누군가로부터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이들에게 캠퍼스에 있는 ‘파룬궁 친구들’ 클럽이 주최하는 영화 상영회에 참석하지 말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당신의 이름과 사진이 (중국공산당) 중앙정부에 보고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토론토 대학의 CSSA는 2004년에 토론토시 정부에 ‘파룬따파의 날’ 인정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드러난 실체, 퇴출되는 공자학원
캐나다 칼럼니스트이자 중국 전문가인 조나단 맨소프(Jonathan Manthorpe)는 공자학원이 종종 문화 교류 프로그램으로 치장되지만, 주로 중국공산당의 해외 선전과 첩보 활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임 위원인 리창춘(李長春)도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해외 선전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맨소프 칼럼니스트는 “실제로 그들은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간첩 기지 역할을 하면서, 중국 학생들을 통제해 이른바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협한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유명한 예는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의 공자학원 원장인 쑹신닝(宋新寧) 사건이다. 2019년 벨기에 정보부는 쑹을 8년 간 스파이 활동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했다. 쑹은 공자학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동안 중국 정보원을 모집하기 위해 자신의 직함을 은폐했다. 그 결과 쑹은 추방당해 8년 동안 솅겐 지역(1985년에 체결된 솅겐 조약에 의해 자유통행이 유지되는 유럽 26개 국가의 영역) 입국이 금지됐다. 브뤼셀 자유대학도 공자학원 폐쇄를 결정했다.
프랑스에는 아직 18개의 공자학원이 있지만, 일부는 폐쇄됐다. 한 예로 중산대학(광저우)의 제안에 따라 2009년에 설립된 리옹 제3대학(Jean Moulin University Lyon 3)의 공자학원이 있다. 하지만 2012년 중국 측 신임 원장이 선임되면서 양측의 관계가 악화됐다.
이 대학 그레고리 리(Gregory Lee) 교수는 “신임 원장은 우리 교과과정에 의문을 제기했고 공자학원이 졸업장을 발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포함해 우리 학교에 더 깊이 관여할 것을 주장했다.”면서 “이것이 학문의 자유는 물론 프랑스 고등교육의 정신과 정책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학측은 2013년 9월 공자학원 폐쇄를 결정했다.
글/ 밍후이 프랑스 보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