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테미 최종후보 화제작 ‘창춘’,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에서 첫선

시사회에서 발언하는 로프터스 감독.

중국의 파룬궁 탄압을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 최우수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창춘: 영원한 봄(長春·Eternal Spring)’이 제3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저스티스 리그’, ‘스타워즈’ 코믹스 작품에 참여한 바 있는 캐나다 영화감독 제이슨 로프터스와 중국 출신의 유명 만화가 궈징슝이 6년 만에 완성한 이 영화는 20년 전 중국에서 발생한 생생한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영화 ‘창춘’은 중국공산당의 잔혹한 인권탄압의 현실을 높은 작품성으로 보여줬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제이슨 로프터스 감독은 파룬궁에 대해 “90년대 후반 고등학생 시절 헬스센터에서 알게 됐고, 굉장히 긍정적인 수련이라고 생각했다.”라며, “1년쯤 뒤에 이 수련이 중국에서 금지됐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당시 중국 정부와 정치적 상황이 어땠는지 알지 못했기에 그때부터 중국 인권 문제, 아니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호기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여러 해 후에 만화가 궈징슝을 만나게 된 감독은 궈징슝이 자신의 아내와 같은 고향인 중국 창춘 출신이고, 그가 파룬궁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로프터스 감독은 “아내는 파룬궁 수련자가 아니지만, 사실을 알고 난 뒤 굉장히 충격받았다.”라며, “이런 이야기가 그냥 파룬궁 수련자뿐만 아니라 모든 중국인이 알아야 하고 일깨워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에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관객들에게 ”지금은 희망에 대한 메시지가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영화 창춘이 자유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지만, 희망에 대한 메시지나 의미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실제 영화에 출연한 김학철 씨는 “이 영화는 사실대로 보여주었지만, 중국의 전체 박해로 말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라며 “이 영화로 한국에서 파룬궁에 대한 진상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다루는 사건은 2002년 3월 5일, 파룬궁 수련자들이 창춘시 케이블방송에 중국 당국의 가짜뉴스를 폭로하고 파룬궁 진상을 알리는 영상을 50분간 삽입한 사건을 말한다.

지난 2001년 봄, 중국공산당과 당시 총서기 장쩌민은 대중에게 인기가 높았던 파룬궁을 탄압하기 위해 ‘천안문 분신자살 사건’ 등 수많은 가짜뉴스를 제작해 중국인들을 오도하면서 파룬궁에 대한 오해가 계속 확산했기 때문이었다.

사건 당시 장쩌민은 극도로 분노해 “삽입방송을 한 파룬궁 수련자를 발견하면 죽여도 좋다”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후 창춘시 수련자 5천여 명이 납치됐고 류청쥔 등 삽입방송에 참여한 수련자 8명은 처참한 고문으로 잇달아 숨졌다.

영화 ‘창춘’ 포스터.

한편, 영화 ‘창춘’에 대해 로튼 토마토 최고 평론가 데이빗 스트래튼은 “중국 당국의 파룬궁 박해를 다룬 강력한 영화”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최고 평론가 제시카 키앙은 “재능 있는 예술가가 자국의 아픈 근현대사를 전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평론가 더글라스 데이비슨은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인간의 회복력에 대한 놀라운 여정”이라고 소개했고, 평론가 앨런 엔지는 “자유에 관한 아름다운 영화, 진지하게 감상할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