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를 넘어 조작까지’ 中 영화 검열, 처음이 아니었다

‘파이트 클럽’ 조작 사건 논란, 텐안먼 분신 조작극 재조명

최근 중국에서 온라인 서비스되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 ‘파이트 클럽’의 결말이 대거 조작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99년 개봉한 파이트 클럽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고 데이빗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신선한 스토리로 세계적 흥행을 거둔 바 있다.

1월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원작과 상당히 다른 ‘파이트 클럽’을 공개했다. 전체 분량에서 12분가량 삭제했고 특히 결말의 주요 장면 대신 자막으로 결말을 설명했다.

“타일러가 제공한 단서를 통해 경찰은 신속하게 전체 계획을 파악하고 모든 범죄자를 체포하여 폭발을 성공적으로 방지했다. 재판 후 타일러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져 심리 치료를 받았다. 그는 2012년 병원에서 퇴원했다.”

중국 텐센트는 영화의 결말을 삭제하고 대신 결말을 설명하는 자막을 삽입했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원작에서는 건물이 폭파되는 장면으로 끝나는 것에 비해 전혀 다른 결말이다.

텐센트가 단순 삭제를 넘어 결말을 새로 만들자, 네티즌들은 “삭제만 하는 게 아니라 추가도 할 줄 아는군.”, “세뇌에는 최전선이 없구나.” 등 댓글을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국제적으로도 중국의 검열을 조롱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전전긍긍하던 텐센트측은 백기를 들었고 2월 들어 결말을 원상복구했다.

누구의 지시에 의해 누가 편집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공산당 당국이 외국영화를 편집한 사례는 적지 않다. 영화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이 영화를 인류 문화영역의 하나로 여기지 않고 선전도구로만 본다고 지적한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는 2020년 8월 보고서에서 중국공산당의 할리우드 영화 검열이 언론 자유와 서방세계의 가치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탄압의 구실이 된 희대의 거짓말

중국공산당 당국의 영화 검열은 중국산 영화에 대해서는 더욱 전면적이다. 예를 들면 중국의 유명 영화 ‘백모녀(白毛女)’, ‘한밤에 닭이 울다(半夜雞叫)’, ‘황지광(黄繼光: 한국전쟁 중국공산당군 영웅)’, ‘추사오윈(邱少雲: 한국전쟁 중국공산당군 영웅)’을 보면 정교하게 설계된 조작으로 가득하다. 이는 사후 검열이 아니라 사전 검열과 조작에 해당하며, 영화 외에도 다큐멘터리나 뉴스 방송 프로그램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톈안먼(天安門) 분신자살 조작’ 사건이다.

2001년 섣달그믐, 톈안먼 광장에는 ‘분신 자살’의 불길이 타올랐다. 중국공산당 ‘중앙 텔레비전 방송국(CCTV)’은 파룬궁 수련인이 ‘분신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역에 연이어 보도된 ‘분신 자살’ 사건은 중국인들에게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당국은 파룬궁을 비방하는 수많은 ‘가짜 뉴스’를 양산해 내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시키고 탄압의 구실로 삼았다. 하지만, 이후 분석을 통해 ‘분신 자살’ 사건이 철저하게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UN서 폭로된 조작극의 진실

같은 해 8월 14일, 국제교육개발기구(IED)는 유엔 회의에서 ‘분신 자살’ 사건을 명백한 당국의 조작극이라고 분석하고 중국공산당의 국가테러리즘을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서에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가 상세히 담겨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도 확실한 증거 앞에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고 이 성명은 유엔 안건으로 채택됐다. 2003년 11월 8일 NTD TV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위화(僞火)’가 제51회 콜럼버스 국제영화제에서 6백여 편의 출품작을 제치고 영예상을 수상했다. ‘위화’는 치밀한 분석으로 ‘분신 자살’ 사건의 의문점을 파헤쳐, 중국공산당이 파룬궁에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조작한 것임을 입증했다.

중국 중앙 텔레비전 방송국(CCTV)이 공개한 ‘분신 자살’ 사건 영상. 당국이 분신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한 류춘잉이라는 여성이 무장경찰이 휘두른 물체에 맞아서 쓰러지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제보를 통해 당시 무장경찰이 분신 자살 사건을 앞두고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CCTV 에서 방영한 영상을 살펴보면, 분신으로 사망했다고 하는 류춘링(劉春玲)은 사실 불에 타 죽은 것이 아니라 무장경찰이 휘두른 물체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랴오닝의 한 소식통은 분신 자살 사건을 앞두고 무장경찰이 예행연습을 실시했으며, 당시 금수교 아래에서 하루종일 소화기를 들고 서 있었다는 무장경찰 소대장의 증언을 공개했다.

또 ‘분신자살 조작 사건’ 중 큰 화상을 입은 여자아이 류쓰잉은 기관지를 절개한 후 나흘 만에 인터뷰에 응하고 노래도 부를 수 있었다. 분신한 것으로 알려진 왕진둥의 옷이 모두 까맣게 탔지만 가장 타기 쉬운 머리카락은 여전히 그대로였으며, 두 다리 사이에 놓인 휘발유를 가득 담은 페트병도 온전하게 남아있었다.

CCTV와 신화사의 ‘분신자살 조작 사건’ 보도에 등장한 왕진둥의 목소리를 대만대학에서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왕진둥’을 연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왕진동의 ‘분신’이 조작으로 탄로나자 ‘분신 자살’사건의 가담자이자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건을 취재했던 리위창 기자도 사기극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 기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페트병은 그들이 두고 간 것이고 이 장면은 나중에 추가로 촬영한 것인데, 탄로날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찍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텐안먼 분신자살 조작극의 진실-《위화(僞火, False Fire)》, 콜럼버스 국제영화제 수상작

글/ 신징(欣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