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맥연구회 이은지 회장
“살다 보면 결정을 내려야 할 어려운 순간들이 많은데 그런 결정을 할 때 후회하지 않을 기준이 생긴 것. 그 기준으로 자신을 제고하면 해답을 얻게 되니 갈등이나 고민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파룬궁 수련에서 최고의 가치로 삼는 진선인(眞善忍)이 바로 그 기준입니다. 제가 파룬궁을 수련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입니다.”

이은지(Eunji Lee Spitler, 53) 바른맥연구회 회장은 올해로 18년째 파룬궁을 수련하고 있다. 여자 나이 쉰셋,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날 만하지만, 그녀는 약 먹고 병원 갈 일이 없이 건강하다.
아이 넷 워킹맘으로 살아온 인생이지만,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여전히 시간을 쪼개며 효율적으로 일한다. 10여 년 전 만난 사람들이 “시간이 당신만 못 보고 지나갔다”라고 할 정도로 표면적인 항노화 현상도 경험한다는 그녀. 젊은 시절 입었던 옷을 여전히 입을 정도로 군살이 붙지 않고, 젊음이 오래 유지되는 이유를 그녀는 ‘연공 덕분’이라고 말한다.
파룬궁의 연공은 5가지 공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룬궁 수련생들은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해 연마한다. 이 회장은 “연공을 꾸준히 한 것이 큰 도움이 됐고, 연공 동작들이 군살을 잘 붙지 않게 해주는 점이 있다”라고 말한다.
에너지의 근원을 찾아가다
그녀는 15년간 대학병원 간호사로, 학교 보건교사로 근무했었다. 우연히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들이 태국의 바다에서 일주일간 내내 놀면서 큰 차도가 있는 것을 보고 “서양의학에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험과 수련을 계기로 2007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자연의 물리적 현상을 음양오행으로 분석한 중국 고대 ‘음양오행’ 사상체계에 관심을 갖고 인체에서 ‘맥’으로 표현되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던 그녀는 ‘바른맥 연구회’를 설립했다.
“맥은 우리 몸에 파동이죠. 인체, 생명, 우주의 상화(相和)로움을 행동과 정신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음양오행 상의 에너지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필요한 에너지는 덕행의 제고, 맥 관리, 보온, 섭생, 운동, 환경관리를 통해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동아시아의 전통문화에 보존된 ‘음양 오행’을 활용한 생활 방식을 지키는 것으로 삶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교육과정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천 년 전 신라 시대 ‘화랑’에서부터 명상과 수행을 했습니다. 우주의 근본 원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몸을 정화하고 욕구를 절제하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생식(생 곡식 가루)을 포함한 식생활이 있었고, 내복을 겹겹이 입으며 보온했던 의생활, 단정하게 바닥에 앉아 기운을 내리는 좌식 생활도 있었습니다. 약이 없던 시절엔 음악이 약의 역할을 했고, 건강이 좋지 않을 때나 주변 상황이 험난해질 때 자신의 ‘인의예지신’을 돌아보던 생활 태도 등 전통의 삶의 지혜를 ‘음양 오행’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바른맥 연구’로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실천을 해서 신체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환경에 대한 부분까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지혜롭고 상화롭게 이루도록 돕고 있다. 바른맥 연구회는 2021년 ‘바른맥 리써치 소사이어티’라는 이름으로 미국 오리건주에 비영리 문화법인으로 등록됐다.
이타적인 건강이 주는 이로움
“전통 사상과 고대인들에 대한 지혜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어 수련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노자는 ‘인체는 소우주’라고 했고, 닐스 보어와 같은 유명한 물리학자들도 인체, 생명, 우주가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이론 물리학으로 설명해 왔죠. 파룬궁 수련서인 전법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중국 고대의 과학은 인체 생명 우주를 겨냥하여 직접 이것을 향해 연구했기 때문에 걷는 것은 다른 한 갈래 길이었다.’ 인체 건강은 자기중심적 건강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우주와 연결된 책임을 다하는 이타적인 건강이어야 한다는 것, 타인의 행동과 정신 상태는 내 행동과 도덕 상태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수련에서 안으로 찾는 것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해와 연구는 ‘Chinese Ancient Science of Yin-Yang Five Elements: Barun Maek Research (중국 고대 음양오행 과학, 바른맥 연구)’라는 제목으로 영어와 중국어로 출판됐다. 이 교육과정을 마친 포틀랜드 주립대학 재난관리학과 교수 한 명은 이 책을 대학원 과정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오해를 풀고 편견을 깨다
“파룬궁이 정치적으로 보인다고 하신 분이 있었어요. 자기 나라 정부를 비난하고 전복하려는 단체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활동을 정치적으로 보는 이유는 중국공산당 정부를 일반적인 국제 사회의 다른 국가의 정부와 같이 취급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박해 중지를 촉구하거나 파룬궁 수련이 얼마나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알리는 일들은 수련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행된다고 이야기했죠. 이분들이 수련의 좋은 점을 경험했기에 가장 잘 알고 있거든요.”
그녀의 이야기는 진실이었다. 살인의 역사로 점철된 중국공산당 체제 속에서 지난 40년간 최소 6,5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룬궁 박해를 멈추지 않은 지난 20여 년, 중공이라는 체제에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은 수련인들은 수천만 명에 이른다. 이 회장은 “박해의 압박에도 진선인을 지키는 수련인들은 인간의 숭고한 정신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파룬궁 수련의 어떤 점이 좋냐고 묻는다면 저는 진선인을 기준으로 자신을 제고하는 과정이 이롭다고 말합니다. 수련인들은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지 않고 안을 향해 찾는데, 정신적인 에너지를 크게 승화시킵니다. 수련하지 않는 사람들도 자질함양이나 제고(cultivation)같은 표현을 쓰지만 제가 이해하는 파룬궁에서 안을 향해 찾는 건 차원이 높습니다. 사건의 원인이 표면적으로 외부에 있는 것처럼 보여서 원인 제공한 사람을 충분히 원망할 수 있는 상황, 자신에게 불공평한 일이 생긴 상황에서도 오히려 안으로 찾도록 배웁니다. 그런데 그 과정과 결과가 정말 이롭습니다. 내심의 평정을 되찾고 문제의 근원을 알게 됩니다. 그 순간, 의도치 않게 문제의 상황 자체가 해결될 때도 있습니다. 마치 우리들의 생각과 우주가 연결된 것처럼요.”
이 회장은 “난관에 직면할 때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 자신을 수련하여 더 승화하기 위해 준비된 기회라는 마음 상태가 되기 때문에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안으로 찾게 되니 미움이나 원망, 의심, 경쟁, 질투 같은 부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마음이 가벼워진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수련을 알게 된 가족들도 그녀를 자연스럽게 따라 하다 보니 갈등이 줄었다.
“파룬궁 수련서에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우주의 이치가 어떻게 삶 속에 체현되는지, 정신, 물질적 차원에서 계통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죠. 파룬궁 수련은 제게 ‘인간이 왜 사는가’ 하는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해결해 준 답안지입니다.”
글/ 조윤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