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건(61, 경남 양산) 씨는 20년 전 술 담배에 찌들어 있었다. 직장에서 음주와 흡연으로 1, 2등을 오갈 정도였다. 아내에게 그는 ‘술 마시지 않은 날보다 마신 날이 더 많은’ 남편이었다. 그러던 98년 봄 직장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어지러웠으며 호흡이 가빠지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날부터 그는 쿵쿵 심장 뛰는 소리에 불면증이 생겼고, 온몸 구석구석이 쑤셔왔다. 분명 극도의 피로감과 고통 속에 있었지만, 종합검진 결과 ‘정상’이었다. 고통의 원인이라도 알고 싶었지만, 뚜렷한 병명조차 알 수 없었다. 건강하다는 소견이 나오니 회사에 병가를 낼 수도 없었다. “저는 이렇게 아픈데 정상 소견이 나오니 더 암담했습니다. 아무도 밝히지 못한 불치병은 아닐까 생각했죠. 아침에 눈 뜨면 출근할 생각에 하늘이 노랗게 보였습니다.”
그때부터였다. 그는 무조건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운동요법, 요가, 단전호흡, OO기공도 해봤지만 몸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힘들어졌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검색하다 파룬궁 수련을 알게 됐다. “수련을 무료로 배울 수 있다고 쓰여 있더군요. 많이 놀랐습니다. 당시 얼마를 주면 병을 낫게 한다는 기공상(氣功商)도 많았고, 실제로 고액을 내서 배우는 기공도 있었기에 어떻게 무료일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런데 가입 절차도 없으니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안 해도 그만이었습니다. 정말 다른 기공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파룬궁 수련서 《전법륜》을 읽어갈수록 깜짝 놀랐다. 어릴 때부터 ‘사람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등 인간의 삶에 대해 항상 풀지 못한 의문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해소되었다. “회사 일도 바쁘다 보니 많은 시간을 내지 못했고,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읽었는데, 진짜 간단하게 의문점을 탁탁 풀어주었습니다. 참 묘하고 신기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3년 봄, 장 씨는 아내와 함께 동작을 배울 수 있는 동네 야외 연공장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파룬궁을 시작했다.
부부가 함께 수련하다
수련 후 3, 4개월쯤 지날 무렵 그는 증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알았다. 병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면서 언제 증상이 사라졌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히 어릴 때부터 겪었던 수면 장애가 자연스레 없어졌다. 잠이 오지 않는 긴 밤을 수없이 겪었던 그는 ‘베개에 머리가 닿기만 하면 잠드는’ 경험으로 행복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 이치를 알게 되고 생각이 바뀌니 스트레스가 자연히 줄었다.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동행했던 착한 아내 이경화(58) 씨도 남편을 보며 수련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처음에 남편이 파룬궁을 배우자고 했을 때, 사실 관심이 없었어요. 남편이 하고자 하니까 따라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의 건강이 좋아지는 걸 보게 되면서 저도 공들여 수련하기 시작했고, 이후 차츰 변화를 느꼈어요.”
남편처럼 빠른 변화는 없었지만, 아내 이 씨도 조금씩 건강을 되찾고 있음을 느꼈다. 20대부터 시작된 고질적인 변비, 편두통, 위장병에 약을 쌓아두고 먹었던 그녀는 어느새 약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해졌다. 부부가 함께 수련하다 보니 게을러질 수 없었다. 한 명이 게을러지면, 다른 한 명이 다그쳐주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있으면 함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며, 부족한 점을 보면 선의로 지적해 주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었다.
직장에서 좋은 사람이 되다
수련을 시작한 후 그는 술을 끊기로 했다. 회식 자리에서 술로는 절대 지지 않던 장 씨가 술을 끊었다고 하자 모두 깜짝 놀랐다. 술을 권하는 분위기에서 술잔을 거절한다는 것은 더 힘들었다. “지금 끊지 못하면 다음에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술을 끊었으니 양해해달라며 대신 물을 채워 달라고 했죠.” 하루아침에 술을 완전히 끊은 정 씨는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동료들은 그에게 “술을 절대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며 술 대신 음료수나 물을 따라주었다.
《전법륜》에서 배운 진선인(眞善忍)의 원칙에 따라 생활하려고 노력하니 직장생활에서도 생각이나 행동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의 경쟁적이고 고집스러운 모습에서 벗어나 우선 상대방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조금씩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됐다. 명절에 거래처에서 고가의 선물을 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해 여러 직원이 나눠 가질 수 있는 부담 없는 가격의 선물 세트로 바꾸어 직원들과 거래처를 배려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사람들은 인생의 중요한 항목으로 재산과 건강을 말하죠. 저는 건강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건강을 잃어봤기에 그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건강을 되찾는 과정에서 만난 귀중한 수련법은 제 인생의 큰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2019년 11월, 그는 30여 년을 근무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했다. 수련이 아니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날들을 뒤로하고, 그는 새롭게 다가올 인생을 그려가고 있다.
글/ 이상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