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장기이식 생태계는 철저히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산하 병원이 주도하는 구조다. 군사 기밀이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어 외부의 감시를 원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위생부 부장이자 전 제2군의대 총장인 장옌링(張雁靈)은 2008년 12월 관영 신화망과의 인터뷰에서 군 병원의 급격한 성장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978년 전군을 통틀어 신장이식이 가능한 곳은 단 3곳뿐이었으나, 이후 간·신장·심장·폐 및 다장기 동시 이식이 가능한 군 병원이 40곳으로 늘어 전국 이식 병원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중국 장기 공급원의 98%를 보건 당국(위생부)이 아닌 군과 무장경찰 계통이 통제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민간 병원이라 할지라도 대규모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핵심 의료진은 대부분 군 병원 출신이거나 군과 긴밀한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기간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부상한 톈진시 제1중심병원 산하 ‘동방장기이식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센터 창립자인 선중양(沈中陽)은 2003년 베이징 무장경찰총병원에 ‘무장경찰부대 간이식연구소’를 세우고 소장을 겸임했다. 무장경찰 조직과의 탄탄한 연결고리가 막대한 장기 공급을 뒷받침한 셈이다. 중국 장기이식계의 대변인 격인 스빙이(石炳毅) 역시 해방군 총참모부 총병원(제309병원) 내 전군장기이식센터 주임 출신이다. 심지어 2008년 위생부가 가동한 ‘신장이식 과학등록관리시스템(CSRKT)’의 데이터센터조차 스빙이가 소속된 군 병원에 설치됐다.
“장기 출처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죠”
데이비드 매터스와 데이비드 킬고어가 작성한 캐나다 독립조사 보고서 《피의 장기적출(Bloody Harvest)》에는 군 병원의 막강한 장기 조달 능력을 보여주는 실제 환자 인터뷰가 다수 수록되어 있다.
상하이 화산병원(푸단대학 부속병원)에 입원해 간 이식을 기다리던 한 환자는 며칠이 지나도 적합한 장기가 나오지 않자 초조해졌다. 당시 담당의였던 간질환센터 부주임 첸젠민(錢建民)은 환자에게 은밀히 상하이 창정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권유하며 “그곳이 장기를 구하기 훨씬 쉽다”고 귀띔했다. 제2군의대 부속병원인 창정병원으로 옮긴 환자는 놀랍게도 입원 당일 바로 이식할 간을 배정받았다.
민간 병원과 군 의사의 공생 관계도 명확히 드러난다. 상하이시 제1인민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집도의 탄젠밍(譚建明)은 난징군구 푸저우총병원 주임의사이자 해방군 제85병원 겸직 의사였다. 광둥성 둥관시 타이핑인민병원(민간 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집도의 가오웨이(高偉) 역시 제1군의대 주장병원과 선전 무장경찰 변방병원에 동시에 적을 둔 군의관이었다.
2009년 9월 희망지성 국제방송(SOH)과 인터뷰한 광저우 화차오병원의 마취과 의사 펑쉐메이(彭雪梅)는 현장의 분위기를 보다 직접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이식용 장기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 “상당수는 난팡병원에서 신장을 적출한 뒤 우리 병원으로 보내준다. 여러 루트가 있는데, 이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장기를 공급했다는 난팡병원은 2004년 광둥성으로 이관되기 전까지 해방군 제1군의대 산하에 있던 핵심 군 병원이었다.
군사 기밀이라는 장막에 가려 장기의 적출과 배분 과정의 세밀한 경로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러나 가족의 연좌제 피해를 막기 위해 스스로 이름을 지운 채 사라진 수십만 명의 파룬궁수련자들, 그리고 같은 시기 군·무장경찰 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형적인 장기 공급 과잉은 두 사건이 하나의 거대한 국가 범죄로 맞물려 돌아갔음을 가리키고 있다.
** 본 지면 내용은 명혜 인권 보고서 《’사형수’가 중국 장기이식 시장의 버섯구름을 떠받칠 수 없다》에서 발췌·재구성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