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은 신을 배척하는 그릇된 길을 걷고 있다 (1)

▲ 고전 건축의 대표작인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의 내부 디자인 예시. 이 성당의 실내 공간은 베르니니,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시기의 거장들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그중 베르니니가 설계한 청동 발다키노는 높이가 약 30m에 달하며 나선형 기둥과 정교한 도금 장식으로 사람들에게 깊은 신성함을 주며 내부의 대리석 상감, 모자이크 벽화, 거대한 돔 공간 역시 신성함과 공간 장악력을 보여준다.

글/ 먀오윈한(邈雲漢)

아주 오래전 한 미국 청년과 건축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길가의 현대 건축물들은 그저 네모난 상자일 뿐이라 지루해요. 저는 신고전주의가 더 좋아요”라고 말했다. 한창 반항기에 있을 청년의 대답에 필자는 내심 놀랐다. 필자 역시 과거에 적지 않은 현대 건축물을 설계했지만,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건축이 모두 무언가 결여된 채 한계에 다다랐다고 느끼고 있었다. 현대 건축가들은 처음부터 ‘대중을 위한다’는 기치를 내걸었으나, 그들의 각양각색 이론은 갈수록 탁상공론이 되었고 대중은 이러한 엘리트 지식에 무관심해졌다. 결국 그들은 애초에 자신들이 비판하던 대상이 되어버렸거나, ‘대중을 위한다’는 말이 그저 듣기 좋은 명분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유럽 르네상스 이후 건축은 조각, 회화와 함께 3대 예술로 꼽혔다. 그러나 건축은 실용적 측면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으며, 감상에 특정한 훈련이나 신분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건축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회화나 조각보다 훨씬 보편적이고 광범위하며, 이는 긍정적인 교화일 수도 부정적인 타락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인류의 도덕 수준이 높을 때 예술은 신을 찬양하고 선념을 일깨워 도덕을 함양하지만, 세태가 악화되고 예악(禮樂)이 붕괴할 때 예술은 인성 속의 마성을 증폭시켜 사람을 회복할 수 없는 지옥으로 끌고 간다.

모든 것이 끝에 다다라 출구가 없을 때 결산이 이루어지며, 이때 사람은 선악을 판단해야 한다. 신이 남겨준 불변의 가치 기준을 지침 삼아 분별력을 발휘하면 신과 가까워지지만, 그저 사람의 후천적 관념과 변이된 사상만을 믿고 신의 규범을 무시한다면 이는 분별력의 근본을 버리는 것이다. 이대로 계속 나아가 표면적 지력만 사용한다면 철저히 신을 반대하는 길로 통하게 되며, 겉모습만 사람일 뿐 본질은 금수(禽獸)와 다를 바 없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필자 역시 과거엔 현대 건축 이론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갈수록 이러한 심미관이 신이 남겨주신 정통 심미관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상식을 왜곡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여러 복고 요소를 혼합하는 양식이 유행했으나, 사람들은 점차 이에 불만을 품고 미래의 새로운 건축 형식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모더니즘 건축이 시작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르네상스 시기부터 신성한 사물보다 인간 자체를 강조하고 신격화하는 사상적 변화가 일어났다. 18세기 로크의 개인 권리, 볼테르의 전통 권위 비판, 루소의 왕권신수설 반대 등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현실화되었다. 이후 이성에 대한 반성으로 19세기 낭만주의가 성행했으나 이 역시 인간 자체에만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19세기 중후반에는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 신을 철저히 배제한 각종 인간 중심주의가 형성되었다.

둘째,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건축 재료가 제공되었다. 1851년 조지프 팩스턴이 설계한 런던 만국박람회의 ‘수정궁’은 현장에서 철강과 유리로 조립되었다. 비록 이는 빠듯한 공사 기간 때문에 선택한 미봉책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현대 건축의 새로운 선례가 되었다.

셋째, 현대주의 문학예술 운동과의 결합이다. 19세기 중반 유행한 사실주의는 낭만주의에 반대하며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리고 신을 찬미하는 신화 이야기를 배척했다. 하층민의 고통 등 현실 고발을 도덕으로 여겼으나, 이는 과거 신의 계명을 핵심으로 삼던 진정한 도덕과는 무관해졌다. 다윈의 진화론과 실증과학의 영향을 받은 자연주의는 예술을 사진술처럼 현실 수준으로 철저히 끌어내렸다. 이후 인상파는 고전주의 작화 기법마저 버렸고, 여기서 파생된 표현주의는 인간의 어두운 감정을 표출했으며, 입체주의는 기하학적 이성(외계 문명의 방식)을 강조하며 인간 본성의 신성과 진선미(眞善美) 묘사를 부정했다.

이탈리아 문학계에서 제기된 미래주의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09년 마리네티의 선언을 시작으로 안토니오 산텔리아 등은 도시는 거대한 기계라며 신소재와 신기술을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속도, 기계, 전쟁을 광신적으로 숭배하며 오래된 것을 극도로 증오했다. 도서관과 박물관을 부수고 청년들에게 문화 혁명을 요구한 이들의 행태는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흡사했다. 이들은 폭력과 과학기술로 신의 영감을 받은 과거 문명을 파괴하여 기계 유토피아를 창조하려 했고 파시스트 정권에 아부하기도 했다.

이것들이 바로 신을 배척하는 방향으로 걷게 된 모더니즘 건축의 물질적, 사상적, 사회문화적 배경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