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부모가 되는 것도, 아이가 되는 것도 모두 어렵다. 7월 초, 수많은 중국 부모들의 가슴을 찢는 소식이 간쑤(甘肅)성 톈수이(天水)시에서 전해졌다. 허스페이신(褐石培心) 유치원(간쑤 톈수이 유치원이라고도 함)에서 200명이 넘는 유아가 혈중 납 수치 초과 증상을 보여 전국적 관심과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글/ 리톈윈(李天韻)
1. 부모들 “책임 추궁할 곳 없어”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하지무력증, 발열, 치아 변색, 탈모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학 전문가들은 납중독이 유아의 신경계 증상, 기억력 저하, 언어 발달 지연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나이가 어릴수록 피해가 더 크다고 했다. 사건 발생 후 분노한 부모들은 유치원 앞에 모여 해명을 요구했다. 한 부모는 울면서 호소했다. “일찍 검사해서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관련 부서의 책임을 추궁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피해 아동 부모들은 아이를 데리고 더 큰 도시인 시안(西安)에 가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톈수이시 관리들은 부모들을 위협했다. “시안에서 치료받으면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무료 치료를 원한다면 톈수이에서만 가능합니다.” 한 부모는 폭로했다. “톈수이시의 일부 관리들이 부모들에게 이른바 ‘위문 전화’를 걸어 시안 병원의 검사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부모는 원래 아이를 데리고 시안에 가서 검사를 받으려 했다. 그런데 톈수이시 정부가 직접 시안의 병원에 가서 문을 막고 아이들 검사를 방해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 부모들은 아예 아이를 데리고 멀리 톈진(天津)까지 가서 혈중 납 검사를 받았다.
한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울며 채혈 검사를 받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인터넷에서 우리가 말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아이가 있는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납중독에 걸린 아이의 한 부모는 톈수이 현지 병원과 시안 병원에서 같은 항목의 혈중 납 검사를 받은 결과가 현저히 다른 것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찍어 검사 데이터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인들은 모두 알고 있다. 중국에서 일단 현지 지도자가 책임져야 할 사건이 발생하면, 현지 정부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소식을 봉쇄하고, 피해자들에게 강력한 압력을 가해 큰일을 작게, 작은 일을 없던 일로 만들려 한다.
2. 주방 색소로는 진실을 가릴 수 없어
톈수이 유치원 납중독 사건이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사람들이 이번 납중독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추궁하고 있을 때, 인터넷에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지 않은 ‘감시카메라’ 영상이 유포됐다. 영상에는 주방 직원이 밀가루에 선명한 색의 가루를 첨가해 노란색 옥수수빵과 청록색, 분홍색이 층을 이룬 대추떡을 만드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많은 여론은 이번 유아 납중독의 주범을 유치원 식당 직원으로 지목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유치원이 부모들에게 보기 좋게 보이려고 온라인에서 ‘색소 물감’을 구입해 직접 밀가루에 넣어 아이들에게 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매체도 가세하기 시작했고, 현지 정부는 신속히 행동에 나섰다. 톈수이시 공안국은 원장과 주요 투자자를 포함한 관련자 몇 명을 구금하고 유독·유해 식품 생산 혐의를 조사하기로 했다.
관영 매체가 여론을 유도해 유치원이 ‘색소 물감’을 사용해 아이들의 납중독을 일으켰다고 대중을 오도하고 있을 때, 일부 네티즌은 의문을 제기했다. “색소 물감의 가격은 식용 색소보다 훨씬 비싼데, 누가 저렴한 색소를 포기하고 오히려 비싼 유독 안료를 사겠는가?” 눈썰미가 좋은 네티즌들은 감시카메라 영상을 통해 식당 아주머니가 사용한 것이 비싼 색소 물감이 아니라 식용 색소임을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은 즉시 누군가 여론을 통제하고 시선을 흐리며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식품 안전 스캔들은 지방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환경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유아들의 무고한 울음소리부터 부모들의 분노, 유치원 책임자의 침묵, 지방 정부의 반응, 그리고 수많은 대중이 계속 묻는 “진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까지, 여론은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이 일이 유치원 내 몇 명만 조사하면 끝나는 일인가? 사고가 난 유치원은 납아연 광산 환적장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런 환경적 요인을 당국은 왜 조사하지 않는가?
사실 2006년에도 톈수이시는 납중독 사건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200명 이상이 혈중 납 수치 초과 증상을 보였다. 당국은 끝까지 참사의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이미 인근 납아연 제련소가 대량의 폐기물을 배출해 해당 지역의 토양과 공기가 장기간 오염됐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환경 및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납 오염이 공기, 토양, 수원 침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먹이사슬에 들어가 인체 건강에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여러 교사도 혈중 납 수치 초과로 검사됐지만 입원 치료가 금지됐다는 것이다. 한 교사는 공개적으로 울며 호소했다. “저는 입원도 안 되고 치료도 안 된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현지 정부는 납중독에 걸린 유치원 교사들의 입원 치료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사복 경찰을 파견해 비공식 인원이 이 사건을 보도하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대중은 이미 정부가 진실 폭로를 억압하는 일련의 수단이 가동되고 있음을 인식했다.

3. 중국공산당, ‘당은 언제나 옳다’고 외치며 책임 회피만
중국에서 위기와 재난이 발생하면 중공 당국의 표준 대응은 책임을 회피하고 희생양을 찾은 후, 나쁜 일을 좋은 일로 꾸미거나 계속 ‘우리 당은 언제나 옳다’는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이에 익숙해져 흐름을 따르거나 명철보신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는 기우가 아니라 실존하는 현실 문제다.
간쑤성 유치원 납중독 사건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7월 중순, 항저우시 원하이제2실험학교에서 최근 1년간 여러 학생이 코피 등 신체 불편 증상을 보였고,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의 증상이 학교 인근 타이어 공장의 배출물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이 소식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또 1년이라는 시간, 이는 톈수이 유치원 납중독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아이들의 증상이 부모들의 시기적절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주도적으로 언론에 상황을 폭로하지 않으면, 학교 측이 주도적으로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공 위기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중공 정부가 한 번 또 한 번 덮어버리며, 항상 ‘대충 마무리’하고 ‘근본 문제를 은폐’한다면 비극은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재난 속에서 사람들은 더욱 체감한다. 생사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작은 일이고,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많은 중국인들은 이미 인식했다. 중국공산당은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존재이며, 그들이 해결하려는 것은 용감히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