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역사에서 찾아보는 공중부양 ‘백일비승’

동서양 문헌에는 모두 백일비승(白日飛昇: 대낮에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현상), 공중부양에 관한 기록이 있다. 예를 들면 인도의 요가 수행자, 은사(隱士)와 행각승 중에는 공중부양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서양에도 ‘하늘을 나는 수도사’에 대한 기록이 있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불도(佛道)를 공경하고 수련하는 민족과 지역에서는 이런 초자연적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동서고금에는 이런 현상에 대한 목격담이 적지 않은데 아래 몇 가지 사례를 들겠다.
중국의 수많은 역사서 중에서 당나라 말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심분(沈汾)이 쓴 ‘속선전(續仙傳)’은 초능력자들을 가장 자세히 기록한 서적이다. 이들 중 한 명인 사자연(謝自然)은 중국 사상 유일하게 관청의 인정을 받아 정사(正史)에 기재된 백일비승 능력자다.
수천 명 앞에서 날아오르다
당덕종(唐德宗) 정원 10년(794년) 11월 12일, 당나라 과주(果州, 지금의 쓰촨성 난충시)에서 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27살이었던 도사 사자연이 백일비승해 수천 명의 군중이 목격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자연은 7살부터 3년간 차례로 비구니 두 명을 따라다니며 수행했고, 10살이 된 후에는 집에 돌아와 대방산 정상에 있는 태상노군 절에 들어가 혼자 수행했다. 14살 때 갑자기 음식이 구더기로 보여 먹을 수 없다고 한 후부터 백일비승할 때까지 13년간 더는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았다.
정원 6년(790년) 4월, 과주에 새로 부임한 감찰관 한일(韓佾)은 사자연이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그녀를 주북당(州北堂) 동각에 수개월간 가둬 놓고 사실인지 보려 했다.
수개월 뒤 방문을 열었을 때 사자연의 건강 상태는 들어갈 때와 다를 바 없었고 목소리에도 힘이 넘쳤다. 당시 한일은 일가족과 함께 사자연을 보러 왔는데, 즉석에서 딸에게 사자연을 스승으로 모시게 했다.
정원 10년 11월 9일, 백일비승 준비를 마친 사자연은 “저는 이달 중순 떠나려 합니다.”라고 하며 작별을 고했고, 더는 수련하는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후 11월 20일 진시(辰時)에 사자연은 금천 도장에서 백일비승했는데, 수천 명의 주민이 그 과정을 목격했다. 그녀의 할머니 주씨, 어머니 서씨, 여동생 사자유, 제자 이생은 “근면히 수련해야 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그녀의 작별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오색구름이 산천을 뒤덮었고 천상에서는 선악(仙樂)이 울렸으며 기이한 향기가 퍼져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사자연은 백일비승할 때 하늘의 신선이 준 옷을 입었고, 평소 입던 옷과 비녀 10여 점은 모두 방에 남겨뒀는데 옷 단추는 풀리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사자연은 백일비승 전 안채 동쪽 벽에 52자를 적었다. “부모님과 다른 가족들께서 슬퍼하지 말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지런히 공덕을 쌓고 선을 베풀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채식하며 경을 읽으면 백 겁이 지난 후 선한 연으로 깨끗한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사 이견, 서천 절도사 위고(韋皋)는 이 일을 황제인 당덕종에게 고했고, 황제는 조서를 내려 사자연을 치하했다. 이견은 또 금천 도장에 비석을 세우고 그녀가 도를 얻어 승천한 과정을 새겨넣었다(위 사진). 현재 중국 쓰촨성 지방지(地方志) 사무실이 운영하는 쓰촨성 정망(情網)에는 당덕종의 ‘과주 여도사 사자연 백일비승에 관한 칙서’가 수록돼 있다.
서양의 ‘하늘을 나는 수도자’들
2004년 빈스 다친스키(Vince Daczynski)는 저서 ‘놀라운 인간의 능력들(Amazing Human Abilities)’에서 공중부양 초능력을 가진 가톨릭 성자가 2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가톨릭 문헌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1515~1582)는 중세 성직자 중 가장 일찍 공중부양 기록을 남겼다. 그녀는 230여 명의 신도 앞에서 공중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1565년에 완성한 자서전 ‘천주 자비의 글’에서 자신의 ‘천부적인’ 능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공중부양은 그녀의 의지로 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하나님께 자신
에게 베푼 초능력을 거둬주실 것을 빌면서 장시간 기도한 후 더는 날아오르지 못했다.
서양의 공중부양 초능력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코페르티노의 성 요셉(1603~1663)이다. 그는 20여 년의 고된 수행을 거쳐 공중부양 능력을 갖게 됐다.
성 요셉은 100회 넘게 공중부양하여 ‘하늘을 나는 수도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데, 수백 명 신도 앞에서 갑자기 뜨는가 하면, 교황 우르바노 8세와 추기경 두 명 앞에서 공중부양한 적이 있으며, 미사 중에 제단 위로 떠 오르기도 했다. 또 성 베네딕트 성당 꼭대기까지 날아오른 적도 있다. 그는 가장 길게는 2시간 동안 공중에 떠 있었다고 한다.
그는 1663년 9월 18일 세상을 떠났는데, 1753년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그를 위해 시복(諡福)했고 그의 전기 ‘쿠페르티노의 성 요셉’도 완성했다. 이 전기는 ‘성도행전(Acta Sanctorum)’에 근거해 썼는데, 시복식 때 교회의 정식 문헌으로 채택됐다. 이후 1767년 교황 클레멘스 13세가 그를 시성(諡聖)해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공중부양하는 성직자에는 또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를 지낸 성 에드먼드 리치(1180~1240), 가르멜 수녀원의 마리아 수녀(1700년경), 이탈리아의 성 알폰소 마리아 리구오리(1696~1787) 등이 있다.
19세기의 공중부양 초능력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다니엘 더글라스 흄이다. 그는 1852년 미국 남부의 한 사업가 집에서 처음 공중부양을 선보였는데, 처음엔 몇 번 떠올랐다가 다시 떨어졌지만 결국 안정적으로 공중부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이 지역 신문사 주필은 흄에 대한 비판 거리를 찾기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기사에는 오히려 찬탄만 담겼다. “흄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올랐다. 방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그의 발은 마루에서 약 1피트(30cm) 정도 떠올라 있었다.” “잠시 후 그는 바닥에 떨어졌다가 다시 솟아올랐다. 세 번째로 떠올랐을 때 그의 머리가 천정에 닿았다.”
그 후 흄은 미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를 돌며 수천 명 앞에서 공중부양을 선보였는데, 영국 소설가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 나폴레옹 3세와 여러 정치인, 의사와 과학자들이 그의 초능력을 직접 목격했다. 많은 사람은 그가 속임수를 썼다고 의심했지만 아무도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수련계에서 볼 때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련인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면 초자연적인 능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인류에게 계발을 주고 조물주에 대한 신앙을 유지하게 하며, 신성(神性)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은 100여 년 전만 해도 공중부양을 조물주가 인류에게 부여한 특별한 능력으로 여겼다.
글/ 문사예(聞思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