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섭천사의 신기한 일화들

글/ 리이(李宜), 밍웨(明月)

섭천사(葉天士, 1667~1747년)는 청나라 명문 의학 집안 출신이다. 심덕잠(沈德潛)의 ‘섭향암전(葉香岩傳)’ 기록에 따르면, 섭천사는 어릴 적에 낮에는 의학을 공부하고 밤에는 아버지를 따라 의술을 배웠다.

섭천사는 남달리 총명해 말을 들으면 바로 이해했지만, 여전히 어진 이를 향해 겸손하고 마음을 비우며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배웠다. 12살에서 18살까지 그는 무려 17명의 스승을 모셨고, 이후 뛰어난 명의가 되어 세상 사람들로부터 ‘천의성(天醫星)’으로 추앙받았다.

1) 생사를 예견하고 제때 치료를 권하다

하루는 섭천사가 걸어서 집에 가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길이 망가졌다. 섭천사를 아는 한 마을 사람이 그를 업고 물을 건넜다. 섭천사는 이 마을 사람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년 오늘 날짜에 병으로 죽을 것이오. 지금 서둘러 치료하면 살 수 있소.” 하지만 마을 사람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섭천사가 말한 그날이 되자 그 사람은 머리에 악창이 생겨 섭천사의 집으로 실려 와 치료를 간청했다. 섭천사는 그에게 돈을 조금 주어 돌려보내며 말했다. “내일 유시(酉時)를 넘기지 못할 것이오.” 나중에 과연 그렇게 됐다.

2) 때에 맞춰 하늘의 선물을 신묘하게 쓰다

이웃집 한 부인이 난산으로 며칠 밤낮 아기를 낳지 못하자 한 의사가 처방전을 써주었다. 그녀의 남편이 처방전을 가져와 섭천사에게 묻자, 섭천사는 처방전에 오동나무 잎 한 장을 더하라고 했다. 임신부가 복용한 후 곧바로 아이를 낳았다.

나중에 어떤 의사가 섭천사를 모방해 출산 처방에 오동나무 잎 한 장을 더했다. 섭천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때 오동나무 잎을 쓴 것은 그날이 마침 입추(立秋)였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지났는데 더 한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역주: 오동나무는 입추가 되면 가장 먼저 잎이 떨어진다. 그래서 가을의 내리는 기운에 맞춰 오동나무 잎을 더해 내리는(출산) 기운을 강화한 것이다.]

3) 혈육의 정 속에서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다

섭천사에게 한 살 된 어린 외손자가 있었는데 두창에 걸렸으나 발진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딸이 아이를 안고 친정으로 돌아와 치료를 부탁했다. 섭천사가 곤란해하자 딸은 화가 나서 머리를 찧으며 말했다. “아버지는 그렇게 유명하면서 유독 외손자만 살려내지 못하시겠다는 건가요? 그럼 제가 아이보다 먼저 죽겠습니다!” 말하면서 가위를 집어 들고 자살하려 했다. 섭천사는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마침내 외손자의 옷을 벗겨 빈방에 가두고는 자신은 밖으로 나갔다.

딸의 통곡에도 섭천사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문을 열고 보니 아이의 온몸에 발진이 나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마치 진주 같았다. 알고 보니 빈방에는 모기가 많았고, 섭천사는 모기가 아기의 피부를 물게 하여 두창 발진을 돋게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