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하늘 아래 황금색 벼 이삭, 붉고 노란 단풍… 색채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을이다. 매년 만나는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색채를 깊이 이해한다면 자연이 주는 충만한 색채가 신비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색채는 오행
색채도 민족이나 국가마다 독특한 전통이 있다. 단순히 시각적 느낌만 주는 게 아니라 역사적 경험과 전통을 내포하고 있다.
전국시대 음양가 추연은 ‘오덕종시설’에서 오덕을(五德)을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의 오행으로 대표되는 다섯 가지 덕성(德性), 즉 금덕(金德), 목덕(木德), 수덕(水德), 화덕(火德), 토덕(土德)이라 하고, 왕조가 천하를 통치할 수 있는 것이 하늘이 내린 오덕 중 하나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덕이 약해지면 통치하기 어렵고, 결국 다음 순서의 덕을 가진 왕조가 나타나 대체한다는 것이다. 오행은 백(白)·청(靑)·흑(黑)·적(赤)·황(黃) 다섯 가지 색으로 대응되기에, 각 왕조는 서로 다른 덕성에 대응해 존중하는 색도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