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서른 살 라디오 진행자를 죽였나

쓰촨 인민방송국 앵커 ‘팡쉰’ 박해로 사망

쓰촨 라디오 방송국 진행자 팡쉰(좌)의 평소 모습과 구타로 옥사한 직후 촬영한 모습(우).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2020년 7월 납치돼, 불법으로 5년 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던 중국 쓰촨성 인민방송국 앵커 팡쉰(龐勳, 30)이 지난 12월 2일 쓰촨성 러산(樂山)시 자저우(嘉州) 감옥에서 박해로 사망했다. 팡쉰은 중국미디어대학(中國傳媒大學) 방송학과를 졸업한 재원으로 촉망받는 방송인이었다. 유족들은 당국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에 의하면 팡쉰은 감옥에서 심하게 구타당해 온몸에 전깃줄 자국과 피멍, 밧줄 자국이 있었고, 소변 실금으로 인해 악취가 나는 상황이었다. 감옥 측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팡쉰의 지인은 그가 평소에 아주 건강했고, 지병조차 없었다며 분노했다.

고인의 친구 A씨는 말했다. “제 친구는 감옥에서 구타당해 죽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팡쉰이고 올해 30세며 아주 성실한 청년입니다. 직업은 방송국 앵커로,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순수하고 착한 사람인데도 파룬궁을 수련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습니다. 이는 결코 비인간적인 죽음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2020년 7월 26일 일요일 아침, 자택에 있던 팡쉰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으나 열어주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직장 상사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그의 위치를 물으며 그를 방송국으로 호출했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바쁜 일이 있다며 가지 않았다. 그러나 또다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며 위층에서 물이 새고 있다고 했고, 좀 지나 곧바로 전기가 끊겼다. 그뿐만 아니라 복도에서는 계속 인기척이 들려왔다.

다음 날인 7월 27일 월요일, 팡쉰은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야 했고, 집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경찰에 납치됐다.

경찰은 팡쉰을 불법 체포하기에 앞서, 전날인 7월 26일 청두(成都)시 파룬궁 수련자 왕유핑(王幼萍)의 자택을 급습해 왕 씨를 납치했다. 50대 여성 왕유핑은 청두 전시센터 이펑가든(怡豐花園)에 거주하며 청두시 민족종교사무국의 처장이었다.

팡쉰과 왕유핑은 청두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당시 팡쉰이 공원에서 쉬고 있는 왕 씨에게 다가가 파룬궁 진상을 알리면서 두 사람은 알게 됐다. 그 이후 이들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찾아다니며 파룬궁 진상을 알리는 정기 간행물을 배포했다.

팡 씨는 이로 인해 감시와 추적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집을 찾아온 경찰에게 납치돼 불법 징역형 선고를 받고 결국 감옥에서 사망에 이르렀다.

악명 높은 자저우 감옥

한편 쓰촨성 러산시 취안푸(全福)진에 위치한 자저우 감옥은 쓰촨성 ‘우마핑 노동개조 농장(五馬坪勞改農場)’과 ‘러산 사완(沙灣) 감옥’이 합병한 것으로, 대문 밖에는 ‘천마그룹유한공사(晨馬集團限公司)’라는 팻말이 버젓이 걸려 있지만 실상은 파룬궁 수련자들을 전문적으로 박해하는 기관이다. 감옥의 경찰들은 파룬궁 수련자에게 오랜 시간 서 있는 벌을 주거나, 전기충격기로 충격을 가하고, 무차별적 구타를 가한다. 게다가 수감자들에게 장시간 노역을 강요해 이윤을 갈취하고 있다. 억울하게 판결받고 투옥된 수련자들에 대해서는 더욱 심한 통제가 가해지며 서로 간에 대화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자저우 감옥은 파룬궁 탄압으로 악명 높으며 이전에도 비슷한 사망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 몐양(綿陽)시의 파룬궁 수련자 쑨런즈(孫仁智)는 2018년 8월 9일 ‘자저우 감옥’에 불법 수감돼 박해당했다. 그해 9월 5일, 당직 경찰 사오(邵) 씨는 운동장에서 쑨 씨를 대열에서 불러내더니 감옥 규칙을 외우라고 명령했다. 쑨 씨가 외우지 않자 경찰은 그를 감시카메라가 없는 곳에 데려가 앉히더니 얼굴에 고춧가루 물을 마구 뿌렸다. 2020년 쑨 씨가 감옥에서 풀려났을 때 그는 이미 피골이 상접했고, 2022년 6월 25일에 결국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

글/ 명혜망 쓰촨성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