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전교조 해직 교사 최진열 씨

세상을 바꾸겠다고 ‘단결과 투쟁’을 부르짖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 교사 최진열(崔震㤠, 64) 씨. 매일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담배 한 갑을 피웠던 그는 언제나 밤새 술 마시다 새벽달을 보며 집으로 향했다. 그러던 최 씨는 15년 전부터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새벽마다 ‘맑은 정신’으로 집에서 나와 공원에 나가고 있다. 세상과 싸우지 않고 타인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삶, 최고의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는 15년째 파룬궁을 수련하고 있다.
투쟁 같은 시절
의리의 사나이였던 그는 불평등한 세상에 불만이 많았다.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해직 교사가 된 후 불만은 극에 달했다. ‘대구해직교사원상회복추직위원장’이었던 최 씨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매일 같이 각종 회의 및 집회에 참석하면서 건강은 신경쓸 틈 없었고, 가족이나 주변도 돌볼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워낙 수업에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해직 기간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입시 학원의 사회 선생님으로 이름을 날렸다. 잘 가르치고 인기가 높아 고액 연봉을 받기도 했다.
4년 8개월의 해직 기간이 끝나고 학교에 복직이 된 2008년 3월, 이제야 ‘인생의 봄’을 맞이할 줄 알았던 그는 만신창이가 된 자신을 마주하게 됐다. 온몸엔 피부병, 얼굴엔 붉은 반점이 생기고,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 약을 먹어도 소용 없었다. 진단 결과 면역력 저하였다. 어렵사리 복직했지만, 휴직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한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간경화를 심하게 앓다 죽음의 문턱에서 건강을 회복하셨더군요. 파룬궁 수련 덕분이라 하셨어요. 처음엔 사실 잘 믿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선배님을 워낙 신뢰하고 있었고, 진정성 같은 것이 느껴져서 수련해보기로 했습니다.”
반신반의로 시작했지만, 효과는 매우 빨랐다. 9일간 배우는 과정에서 기침과 피부병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뭔가 내가 모르는 이치가 이 세상에서 작용하고 있겠구나.’ 그는 수련에 확신이 생겼다.
“수련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술을 마시는데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좋아하던 술이 그렇게 싫게 느껴지더군요. 체질이 변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술과 멀어졌고, 담배도 끊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수련의 효과를 실감했던 것은 피로감을 느끼지 못할 만큼 향상된 신체였다. 수련을 시작한 후,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수업할 수 있었다. 4시간을 자도 피곤함을 몰랐고, 4시간 연속 수업을 해도 피로감을 느끼지 못했다. 활력이 넘치니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게 되었고,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생들을 존중하니 학생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기고 피부도 윤택해지자, 동기 모임에서 단연코 가장 젊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
진정한 평등을 깨닫다
그는 수련하기 전부터 마음속에 늘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세상이 정말 불평등하다는 것. 뇌리에는 ‘불평등’이라는 단어가 늘 화두처럼 따라다녔다.
“『전법륜(轉法輪)』을 읽고 나서 ‘평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됐습니다. ‘모두 각자의 관념으로 자기 입장과 주장만 내세우니 갈등할 수밖에 없구나. 결국 세상은 공평한 것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러자, 마음에 늘 맺혀있던 불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어느 순간 투쟁으로 이 세상의 모순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됐습니다.”
‘투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생각했던 그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과 같은 편이 되었다. 하지만 함께하지 않은 선생님을 마음속으로 비웃고 심지어 적대시하기까지 했다. 이런 투쟁적인 생각은 수련을 시작한 뒤 완전히 바뀌었다.
“인간은 우주와 연결된 존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 사이에서 모순이나 갈등이 생기면 남 탓을 하기보다 제게서 먼저 원인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공평한 세상은 법률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높은 도덕성 위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도덕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진선인(真·善·忍)’이 있어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삶의 방향을 바로잡다
최 씨는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세례를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늘 들었던 말은 ‘내탓이요, 내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였다.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라’라는 말씀을 보면서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뜻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 것은 『전법륜』 덕분이었다. 어떠한 이치가 있는지를 알게 된 후, 그는 삶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수련 후에 뭔가 일하는 데 자신감이 생겼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없어졌습니다. 대신 내 생각이나 행동이 진선인(真·善·忍)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해보고, 타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나면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수련하면서 얻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그를 염려해 함께 수련을 시작한 아내 역시 고질병이었던 역류성 식도염과 팔 저림이 나았다.
아빠가 술을 끊고 가족들을 돌보며, 아팠던 엄마가 건강해지자 두 딸은 파룬궁 수련을 적극 지지하고 신기해하며 좋아한다고.
“아내가 가끔 저보고 그럽니다.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뇌졸중으로 쓰러졌거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요. 파룬따파 수련이 저를 살린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건강을 얻고, 고상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최진열 씨는 수련 후 “누구에게나 선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여러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음악도 6개월 매일 들으면 싫증 나지만, 파룬따파 연공 음악은 14년을 매일 들어도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합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연공하면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지고 우주와 혼연일체가 된 느낌입니다.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어도 연공이 끝나면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고 단잠을 자게 되죠. 참으로 감사한 삶입니다.”
투쟁가요를 부르다, 이제는 잔잔한 한국의 가곡을 부른다는 최진열 씨. 그는 요즘도 매일 아침 한 시간 연공한 뒤, 직장으로 향한다. 퇴근 후엔 수련서를 읽고 연공을 한 뒤 하루를 마무리한다. 15년 전, 은인이 된 선배처럼 그는 위암수술 후 고생하는 친구에게 수련을 권했다. 다행히 친구는 건강을 회복했고, 그의 아내도 수련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많은 이들이 진정한 건강을 찾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수련을 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수련서인 『전법륜』을 세 번은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이치를 알게 되면 진정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사진/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