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종정(鐘鼎)
자고로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혀야 편안하다(入土爲安)’고 한다. 그렇다면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의 시신이 1년 내내 공개 전시되는 이런 사후 대우는 과연 영광인가, 아니면 징벌인가? 공식적으로는 이런 공개 전시를 ‘영광’이라 부르지만, 이는 전통문화와 충돌하는 처사다.
전통문화와 윤리적 시각에서 볼 때, ‘시신이 1년 내내 공개 전시되는’ 상태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전통 장례 관념과 본질적으로 충돌한다. 많은 문화적 맥락에서 이런 처리 방식은 영광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종의 불안, 심지어 징벌에 가까우며 인류가 마땅히 누려야 할 자연스러운 귀숙권(歸宿權)을 침해하는 것이다.
첫째, 동서양 전통에서는 땅은 생명의 시작이자 끝이다
중국 전통은 ‘땅에 묻혀야 편안하다’를 중시한다. 육체가 대지로 돌아가야만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망자의 영혼이 진정한 평온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정교회 전통 역시 ‘먼지는 먼지로, 흙은 흙으로(Dust to dust)’를 강조하며, 시신은 마땅히 땅속에 묻혀 조용히 최후의 심판과 부활을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장기간 시신을 인공조명과 화학 약품 속에 두어 대지와 분리시키는 것은, 전통 관념으로 볼 때 망자가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과도기를 완성하지 못한 채 떠도는 ‘고혼(孤魂)’ 상태나 다름없다.
둘째, 전통 윤리는 망자의 존엄과 불가침성을 강조한다
장례 예절은 보통 시신을 덮어 망자에게 마지막 프라이버시를 부여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공개 전시는 망자 신체의 완전성과 은밀성을 박탈한다. 고대 형벌 중 ‘시신을 황야에 노출시키기’나 ‘머리를 베어 매달아 전시하기’의 핵심은 바로 망자의 안식권을 빼앗는 데 있었다. 시신을 전시품처럼 연중 내내 수많은 낯선 사람의 시선 아래 노출시키는 것은, 전통 예교(禮敎)의 관점에서 일종의 지속적인 모욕이자 박탈이며 망자가 영원히 세속의 번잡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처사다.

셋째, 시신 부패를 막으려면 극도로 강도 높은 인위적 개입이 필요하다
방부 처리를 위해 시신은 정기적인 화학 약품 침투, 장기적출(레닌과 마오쩌둥의 경우 처리 시 내장을 모두 적출했다), 화장 보수 등 빈번한 ‘방해’를 받아야 한다. 전통 윤리에서 이는 분명한 ‘시신 훼손’이다. 약물로 유지되는 ‘살아있는 듯한 모습’은 자연의 섭리에 위배되는 인조적인 가짜에 불과하다.
넷째, 제사와 참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통적 제사는 사적이거나 가족적인, 감정적 연결을 띤 추모다. 후대가 제사를 통해 선조의 가호를 청하는 것으로, 그 핵심은 ‘공경’이다. 반면 현대 정치에서의 참배는 대중화되고 교육적 의미를 띤 관람에 가깝다. 관람객의 심리는 호기심이나 정치적 예의가 대부분이며, 핵심은 ‘보는 것’이다. 공산당 지도자의 시신이 ‘전시품’으로 변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가족 관계 속 ‘조상’이 아니라 안식권을 박탈당한 정치적 기호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사후 시신이 1년 내내 공개 전시되는 것은, 전통문화의 맥락에서 볼 때 일종의 ‘무기징역 복역’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인류가 가진 마지막이자 가장 평등한 권리인 ‘사라질 권리’, 즉 인간다운 인생의 종착점을 박탈당한 것이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처럼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지도자들이 사후에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죄업에 대한 응보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의 의지가 국가의 의지로 대체된 것 역시 개인과 가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부정이자 박탈이다.
장쩌민이 죽은 후 화장돼 바다에 뿌려진 것은 역사적 청산을 피하기 위해서인가? 육신이 사라지면 영혼도 사라지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영혼은 생전의 죄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인류 문명사를 돌아보면, 한 사람의 물리적 소멸이 역사의 평가를 막을 수는 없다. 역사는 언제나 그가 생전에 인간과 사회, 국가에 미친 영향을 기준으로 심판하기 때문이다. 육신이 소멸되든 땅에 묻히든, 모든 영혼은 육신을 벗어난 후 우주 법칙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생전에 절대적인 권력을 추구했던 자들은, 죽은 후에는 오히려 자신을 가장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빈손으로 왔다가 업(業)을 지고 가는 것이 인생이다. 일생일대의 권세와 부귀는 역사의 긴 강물 속에서 한낱 찰나에 불과하지만, 사후에 역사의 치욕 속에 남아 대대로 손가락질을 받고 자손에게까지 화를 미치는 것은, 정신이 맑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 있을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다.
